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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왈츠

 

 

 

D-7,

정말로 평화로운 목요일이었다. 아니, 평화롭다고 믿고 있었다. 사전 조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고, 날씨도 좋고, 수학 시간에 문제 풀이 담당으로도 걸리지 않았다. 이 행복이 오늘 쭉 이어질 거라 믿었는데. 아카코의 통보로 인해 그 모든 것이 깨어졌다. 오늘 하루 종일 날 흘끗거리며 신경쓰이게 하던 아카코는 불과 10분 전 엄청난 말을 쏟아붓고는 집으로 돌아가 버렸고, 이 모든 충격은 내가 혼자 감당해내야만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걸 미안해 해야 하나?”’

‘무슨 소리야, 넌 또.’

‘음. 내 실수라기 보다는 운명의 실수인 것 같은데.’

‘궤변도 마녀가 배워야 하는 부분인 거야?’

그때 낌새를 느끼고 도망갔어야 하는 건데. 내 빈정거림에 눈살을 찌푸리던 아카코는 한숨을 작게 내쉬고는 팔짱을 끼었다.

“전에 내가 쿠로바군 당신의 손수건으로 뭐 좀 일을 했었는데 말이지, 그 손수건 조각이 이번에 준비하던 마법에 들어갔나봐.”

“잠시만. 이거 진짜 불안하다.”

‘그래서 마법이 좀 이상하게 되어버렸는데, 그 내용은 당신한테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차라리 뜸 들이지 말고 말해 줄래?’

‘좋아하는 사람한테 7일 내로 고백을 하지 않으면 비둘기가 되는 마법이야.’

정말로, 정말로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 된다. 솔직히 21세기 세상에 마법이 어디 있으며, 만약 있다고 쳐도 그 마법들에 매번 당하고 마는 인간이 어디 있냐고. 물론 내가 있지만! 쿠로바 카이토가 맨날 당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당한 것으로 봤을 때 저건 장난이 아니고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이게 현실이라 인지하니까 현 상황이 말도 안 되는 것 같다. 충격적이다 못해 경악스러운 아카코의 발언을 애써 무시하고 의자를 뒤로 빼버렸다. 집에 가려는 순간, 아카코가 내 교복 목덜미를 잡고 뒤에서 나긋하게 속삭였다.

‘내가 주문을 풀어보려고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복잡해서 말이지. 7일이 넘을 수도 있고. 해결은 해 보겠지만, 당신도 노력해야 할 거야.’

‘아니 무슨 소리야 진짜. 아카코 너 맨날 말도 안되는 말을 한다니까?’

‘아무튼 잘 해결 해 봐, 괴도 키드 씨. 행운을 빌어.’

‘너……!‘

‘솔직히 비둘기로 변해도 집에 비둘기가 많아서 별 티도 안 날 것 같긴 하지만.’

끝까지 날 놀리던 아카코는 이 말을 끝으로 집으로 가 버렸다. 그리고 난 구겨진 교복 깃처럼 흐물거리며 아오코랑 하교를 하는 중이었다. 하필이면 아오코와.

 

“카이토, 무슨 일 있어? 왜 계속 멍때려. 멍 자주 때리면 바보 된다는데.”

“그냥 바보 될테니까 냅둬.”

“오늘은 또 뭐 때문에 심통이야?”

궁금한 듯 내 앞에 서서 내 쪽으로 목을 기울인다. 흩어지는 노을빛을 오로지 혼자만 받고 있는 듯한 모습에 목이 잠시 아려왔다. 흐려지는 풍경 사이 선명한 아오코를 보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 내로, 그에게. 아오코에게 고백해야 한다.

 

 

D-6,

솔직히 하루 정도는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가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을 빌려달라 말하는 것도 아니고 고백이라잖아. 심지어 좋아하는 사람한테. 아오코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이번 키드 일 준비도 잘 안 되고. 일상이 꼬여 버렸다.

그런데, 막상 의식을 하고 나니 모든 행동이 어색해진다. 오늘 아침에 같이 등교하기로 했었는데 괜히 얼굴을 보기가 부끄러워져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오코에게 먼저 가라고 집안에서 소리쳤고. 학교에서도 뭔가 계속 간질거리는 것이 끊임없이 올라와서 고개를 숙이고 잠을 자는 척했다. 그러나 이러는 것도 한 두번이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아오코가 계속해서 말을 걸어왔다.

“카이토 어제부터 진짜 이상해!”

“원래 이상했어.”

“아오코한테 삐진 거라도 있는 거야?”

“전혀.”

“흐응 그래?”

열이 나는가 확인해 보려는 건지 갑자기 본인의 앞머리를 올리고 내 앞머리도 올리려는 모습이 보였다. 기겁하며 의자를 부여잡고 뒤로 움직이려는 찰나, 하쿠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가끔 쿠로바군이어도 부끄러울 때가 있나 보죠. 그것도 오래 가지는 못하겠지만.”

저 느끼하고 기름진 목소리가 반가울 날이 오다니. 내 어깨 위에 손을 올리는 하쿠바를 가볍게 쳐내며 뒤를 돌아봤다. 그런데 표정이 뭔가 이상하다. 웃음을 억지로 참는 듯한 표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까 말한 말과 표정으로 미루어 봤을 때, 지금 내 상황을 아는 게 분명하다. 아니 아카코랑 언제 그렇게 친했다고 지금 이걸 다 알고 있는 거야? 니네 별로 안 친했잖아! 하쿠바가 점점 일그러지는 내 입꼬리를 보았는지, 갑자기 할말이 있다며 나를 복도로 끌고 나갔다. 평소 같으면 따라가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아오코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어쩔 수 없이 발을 움직였다.

“쿠로바군.”

“짜증나니까 빨리 말하고 교실로 가.”

“어떻게 할 거지?”

“…….”

눈에 있는 힘껏 힘을 주고 노려봤다. 일부러 놀리는 거지. 나를 마주보며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는 하쿠바 녀석을 바라보다가, 결국 이번에는 내가 졌음을 직감했다. 아카코랑 하쿠바가 같이 놀리는데 이길 수 있을 리가.

“너 고백 해봤냐?”

“나?”

“복도에 지금 너 말고 누가 더 있어.”

“글쎄, 나는 받아보기만 했어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녀석. 재수없다. 저 재수없고 느끼하고 키만 멀대같이 큰 귀족 도련님이 대체 뭐가 인기가 있는 거야? 그리고 난 대체 뭘 바라고 지금 고백을 해봤냐고 물었던 거야? 속에서 열이 나 결국 하쿠바의 정강이를 쎄게 차주고 교실 문이 부서져라 닫았다. 문 너머로 하쿠바의 웃음소리가 새어 들어와 더 화가 난 것은 덤.

그렇게 나의 금요일도 허무하게 흘러가 버렸다.

 

 

D-5,

“카이토~! 일어나!”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아오코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매번 저렇게 아침에 부르는 거 힘들지도 않은지. 산발이 된 머리를 정리하며 잠옷을 갈아입었다. 무의식적으로 옷장을 열었는데, 갑자기 이 모든 행동들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내가 원래 어떤 옷을 입고 아오코네에 아침을 먹으러 갔었지? 저 셔츠는 너무 차려 입은 것 같나? 내가 머리는 원래 정리하고 갔었나? 모든 것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아오코에게서 메시지는 계속해서 오고 있었다. 밥 식어, 카이토. 아빠도 기다리고 있어. 왜 이렇게 늦어. 아직도 자는 거야?

결국 후드집업에 청바지를 걸치고 아오코네 현관으로 뛰어갔다. 이미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갔다가 다시 뒷걸음질을 쳤다. 지금 나 괜찮은 상태 맞겠지? 괜스레 옷을 한번 더 털고 들어가자 아오코와 경부님이 식탁에 앉아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음식 다 식었겠다!”

“카이토군, 왔니?”

토스트가 준비되어있는 식탁, 신문을 보고 있는 경부님, 오렌지 주스를 냉장고에서 꺼내러 일어난 아오코. 항상 보던 풍경이었다. 그런데 보통 소꿉친구라 하더라도 아침에 이렇게 모이나? 일반적인 모습인가? 머릿속이 이상한 구름에 끼인 듯 계속 평소같지 않은 생각들을 계속 하게 된다. 사람이 고백 한번 해야 한다고 해서 보는 관점이 이렇게 달라지는 게 말이 되나.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아오코가 내 팔을 끌고 가 식탁에 앉혔다. 힘은 진짜 세단 말이야. 그에게 이끌려 앉은 식탁 의자 촉감이 오늘따라 다르다. 가장자리에 놓인 커피 포트를 찾아내 커피를 내리며 작게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그러자 경부님이 무심하게 말을 던졌다.

 

“주말에 너희 뭐 할 거냐?”

“저는 그냥 잠이나 자려고요.”

“그 나이에 집에만 틀어있으면 안 좋아. 좀 나가서 놀기라도 하지. 카이토군은 동아리 활동도 안 하지 않나?”

“하하.”

오랜만에 사전조사도 나름 여유롭게 끝냈고, 좀 쉬어볼까 했단 말이에요. 물론 이걸 말하면 안 되지만. 웃음으로 답을 무마하는데 아오코가 내 앞에 앉으며 고개를 저었다.

“카이토 요즘 학교에서도 얌전하고, 좀 이상해.”

“카이토군이?”

“응. 장난도 안 치고 마술도 덜 한다니까?”

“그건 좀 신기하네.”

경부님과 대화하던 와중 딸기잼을 빵 위에 바르던 아오코가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난 듯 고개를 들었다. 눈에 밝은 빛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은 모습에 괜스레 불안해졌다.

“계속 집안에만 있으면 이상해지니까 우리 놀러가는 거 어때?”

“에?”

“놀이공원 가자! 저번에 카이토가 심술부리느라 제대로 놀지 못했었잖아!”

“저번?”

“그때 있잖아~. 그 왜, 아이스크림은…….”

“악! 아악! 악!”

“아하하. 카이토도 이건 부끄러워 하는구나?”

해맑게 웃는 아오코를 바라보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 말은 정말 잊어줘 제발! 대체 그때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걸까. 다 분위기 때문이야, 분위기 때문.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는지 아오코는 빵을 마저 먹고는 치아가 다 드러나도록 웃었다.

“그럼 가는 거다?”

저런 웃음을 보여주면 가기 싫다고 할 수가 없잖아.

 

점심부터 오후까지는 나도 사전에 키드 일을 준비해야 하고 아오코도 미리 숙제를 한다 해서 아침만 먹고 헤어졌다. 잠시 떨어져 있을 동안 예전에 아오코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싱가포르에서 샀던 목걸이도 꺼내 놓았다. 주려고 하다가도 민망해서 계속 미뤄 왔던 건데, 마침 놀이공원도 가니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벽에 가까운 저녁, 아오코에게서 메시지가 끊임없이 오고 있다. 생각보다 많이 설레나 보다. 어떤 옷이 좋을까, 가서 무엇을 먹을까, 어떤 놀이기구부터 탈까 등등. 이럴 시간에 빨리 자는 편이 좋을 텐데. 하지만 이렇게 고민하는 아오코가 마냥 좋았다. 이상하게도 좋았다.

그럼 저번이랑은 다르게 이번엔 좀 일찍 만나서 많이 놀자.

좋아. 대신 저녁에 퍼레이드도 꼭 봐야 해!!

퍼레이드 보고 집에 돌아갈까?

한참동안 이어지는 대화가 어느 순간 끊겼다. 휴대폰 화면이 더 이상 밝아오지 않았다. 목걸이 케이스가 책상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을 한번 더 확인하고 이불을 덮었다. 좋은 꿈을 꿀 수 있길 바라며.

 

 

D-4.

솔직히 말해서, 고백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그러니까, 이게 키드 일을 하면서처럼 그렇게 뻔뻔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게다가 아오코가 고백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면? 불안한 선택지가 수도 없이 많다. 확실한 것도 없다. 키드 일을 할 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계산이 쉬웠는데, 왜 아오코가 관련된 일에는 그게 안 되는지.

이런 상황이 답답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설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비둘기로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만. 내가 비둘기로 변한다면 실종신고가 들어갈테고, 우리 집을 수색하고, 그러면 아버지 사진도 발견되고. 키드 일도 못하고, 아버지 복수도 못할 거고. 물론 아카코 녀석이 해결을 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사람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쉽게 도와주지는 않을 것 같고. 그러니까, 죽어도 비둘기가 되는 일은 일어나서 안 돼.

불안하기도 한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인 건, 놀이공원이 고백을 하기에 나름 괜찮은 장소라는 것이었다. 마술도 보여 주고, 준비한 목걸이도 주고, 좀 키드처럼 멋지게 행동하면 되지 않을까. 아, 잘 모르겠다. 차라리 키드 일을 연속으로 일주일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머리를 쥐어 뜯으며 옷장을 노려보았다. 왜 입을 옷은 또 없는 거야. 양손으로 옷가지들을 헤쳐 나가다가, 그나마 아오코 앞에서 입은 적이 없었던 것 같은 옷을 발견했다. 하늘색 니트에 검은색 슬렉스, 베이지색 자켓. 이 정도면 너무 꾸민 것 같지도 않고 괜찮겠지. 시간을 한번 더 확인하고 창문 밖을 내려다 보았다. 아직 다행히 아오코가 나오지 않았으니 미리 나가 기다리면 될 거다. 미리 챙겨 놓았던 고백에 사용할 꽃과 마술 도구들을 한번 더 확인하고 방을 나섰다.

아오코네 문 앞에 서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자, 아오코가 문을 열고 작은 핸드백을 흔들며 뛰어나왔다. 연한 노란색의 조금 큰 듯한 가디건에 편해 보이는 청바지, 필요한 물건만 들어 있는 듯한 작은 핸드백.

“왠일로 일찍 나왔네, 카이토!”

“누가 보면 내가 맨날 지각하는 줄 알겠어.”

“자주 지각하잖아!”

평소보다도 더 상기되어 있는 목소리 톤과 표정이다. 많이 기대하고 있나 보네. 오랜만에 놀러 가니까 당연한 것이려나. 나도 모르게 같이 웃으며 아오코를 마주보았다. 아, 잠깐만. 지금 아오코 옷에 내가 주려는 목걸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 노란색 저 가디건이랑 딱 맞잖아.

충동적이었다. 내가 스스로도 이렇게 뒷일 생각 안하는 사람인 줄은 몰랐는데. 이 순간에는 아오코에게 목걸이가 어울리겠다는 문장만이 내 머릿속을 꽉 채웠다. 나도 모르게 가방에 손을 넣고 목걸이 케이스를 꺼냈다. 고백할 때 사용해야 하는데,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아오코, 이거 내가 전에 여행 갔다가 산건데.”

“와, 기념품이야? 카이토가 이런 것도 챙길 줄 알아?”

“다, 당연하지!”

“진짜 예쁘다. 지금 해봐도 돼?”

아오코의 말에 괜스레 목 뒤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오른속으로 뒷목을 감싸며 고개를 끄덕이자, 아오코가 목걸이를 채웠다. 아 잠깐만. 저거 내가 직접 해주고 싶었는데. 혼자 야무지게 쇄골 가운데에 목걸이를 안착시킨 아오코가 어깨를 올렸다가 내렸다. 얇은 은줄에 섬세하게 세공되어 있는 작은 블루 사파이어가 빛을 반사시켰다. 정말 잘 어울린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럼 이제 갈까?”

“좋아!”

저 사파이어 가격은 절대 말하지 말아야지. 역으로 가는 길, 자꾸 내 옆으로 향하는 손을 고정시키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어버렸다.

 

생각보다 트로피컬 랜드에는 사람이 적었다. 봄 주말이라서 솔직히 기대는 적게 하고 왔는데, 운이 좋잖아. 별것도 아닌 우연이지만 마치 고백을 하라는 운명처럼 느껴진다. 스스로도 유치하다 생각해 저절로 실소가 입가에 그러졌다. 한편으로는 심란했다. 목걸이를 미리 선물해 틀어져버린 계획을 어떻게 무마할지 전철을 타는 내내 고민했는데, 답이 보이질 않는다. 그러게 생각 좀 하고 줄걸, 왜 그때는 그렇게 선물하고 싶었어서. 괜히 툴툴거리며 아오코와 함께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다. 내 기분을 전혀 모르는 아오코는 잔뜩 부푼 볼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내 팔을 끌고 기념품가게로 향했다.

“카이토, 이 머리띠 완전 카이토랑 잘 어울리지!”

“싫어! 싫다고!”

“귀엽잖아 왜~!”

“생선이잖아! 뭐가 됐든 생선!”

한참을 돌아다니던 아오코는 어디서 주워 온 건지 상어 모양 머리띠를 가져와 내 눈앞에 가져다 댔다. 아니, 대체 이런 건 누가 디자인하는 거야? 저거 심지어 상어가 내 머리를 무는 모양새잖아! 반인륜적이야! 잔인해! 질겁을 하며 손사래를 치자 아오코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아오코는 카이토가 이거 쓴거 꼭 보고 싶은데…….”

“절대 안돼! 이건 못 써!”

“에효, 누가 애 아니랄까봐.”

진짜 어이가 없다. 한숨을 푹 내쉬며 머리띠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아오코의 등을 바라보며 눈을 치켜떴다. 그러다 어이가 없어 폭소를 감추지 못했다. 상어 머리띠 대신 다시 잡아 드는 머리띠가 개구리 머리띠라니.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토끼 머리띠를 하기로 합의를 한 뒤에서야 기념품 가게에서 나올 수 있었다.

 

놀이공원에 사람도 적어서 별로 기다리지 않고도 기구를 많이 탈 수 있었다. 사진도 많이 찍고, 살 것도 많이 사고, 먹기도 많이 먹어 서로 지쳐버렸다. 벤치에 눌러 붙어 축 쳐져 있는데, 아오코가 또다시 활기 넘치는 표정으로 퍼레이드가 곧 시작한다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쟤는 어떻게 괴도키드 일을 하는 나보다도 체력이 좋아?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아오코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퍼레이드는 생각보다 화려했다. 여러 코스튬과 화려한 노래들이 공간을 한가득 채운다. 아오코는 행진하는 사람들을 향해 계속 손을 흔들다가 잠시 지친 듯 팔을 주무르며 나에게 시선을 돌리고 무언가를 말했다. 여러 소리들이 주변에 가득해 서로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입모양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었다.

불꽃놀이도 곧 시작한대.

그렇구나.

퍼레이드를 어느 정도 더 지켜보다 호수가로 빠져 나왔다. 호수가에는 사람이 생각보다도 더 적었고, 아까의 꽉 찬 공간에서 서서히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호수 난간에 기대 높은 성 모형을 바라보았다. 잔잔한 물소리 너머로 퍼레이드의 소음이 흩날렸다. 가로등의 빛이 그에게 내려앉는다. 불빛으로 흐리게 떠다니는 먼지 입자를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아오코에게 시선을 보냈다. 작은 입술, 상기된 볼, 곧은 속눈썹. 하나씩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떨궜다.

그러던 순간, 아오코를 향해 모든 빛이 들어찼다. 뒤늦게 고막에 큰 폭발음이 들려왔다. 하늘 위로 수십개의 불꽃들이 피어올랐고, 그 불빛은 물 표면에 유화를 놓듯 번져갔다. 모든 감각 사이로 아오코가 들어왔다. 아오코는 잔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웃고 있었다. 마치 불꽃처럼.

오늘 아오코의 이 웃음을 불확실성에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이 뻐근한 심장을 계속 쥐어잡고 싶었다. 결국 오늘도 목표는 이루지 못하고, 그만을 눈에 담았다.

 

 

D-3.

월요일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울한데, 여기에 싫어하는 놈의 관심까지 받으면 최악의 하루가 완벽하게 완성된다. 아카코의 저주에 대해서 안 뒤부터 계속 하쿠바 녀석이 음흉하게 바라본다. 한두 번 바라보는 건 그렇다 쳐도, 지금 대체 며칠째야. 탐정이란 자식이 남의 연애사가 그렇게 궁금해? 할 일이 그렇게 없어? 결국 짜증을 참지 못하고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하쿠바의 자리로 갔다.

“너 그렇게 귀찮게 굴 거면 영국으로 돌아가.”

녀석의 책상 위에 양 손바닥을 대고 기대듯 선 나를 바라보던 하쿠바가 팔짱을 꼈다. 그러면서 언제나 만들어내는 특유의 재수없는 표정을 얼굴에 띄웠다.

“트로피칼 랜드는 잘 다녀왔나 봐?”

“뭐야, 아오코가 말했어?”

“우리 둘 문자도 자주 주고받는다고.”

“아오코가 문자 안하는 사람은 이 반에 없을 걸? 고작 그런 걸로 으스대냐?”

내 빈정거림에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교차했던 두 팔을 풀고 왼손을 턱 끝에 가져다 대는 하쿠바. 저 자세는 평소보다도 더 재수없고 짜증나는 말을 할 때 나오는 것인데. 불안하다.

“나카모리양의 반응으로 봐서 어제도 실패한 모양이던데.”

“아.”

“괴도 키드란 사내가 이렇게 추진력도 없는 사람일 줄은. 사람의 마음을 훔친다는 말은 전부 허풍이었나보지? 뭐, 당연하겠지만.”

“아니거든?! 전혀 아니거든?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탐정 주제에 넘겨짚지 마시죠? 어제 분위기 죽였거든? 그리고 나 키드 아니라고!”

책상을 한번 내리치고 빠르게 쏘아붙여준 뒤 내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쿠바가 웃음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나를 향해 크게 말했다.

“좋아하는 거라도 같이 해 보든가.”

 

생각해보면 하쿠바가 인기가 많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그놈의 번지르르한 외형에 꽂혀 겉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실제로 이야기를 좀만 나눠보기만 해도 자본주의판 21세기 왕자님 같은 성격에 질려 떠나버릴 거란 말이지. 근데 나는 왜, 그 녀석 말을 따라가고 있냐고.

“여기가 그 집이야?”

“응! 아오코가 가고 싶었던 파르페 집이야!”

연한 민트색 톤의 벽지, 레이스 커튼으로 가린 창문, 흰색 탁자보가 깔려 있는 낮은 테이블들이 5개 놓인 작은 카페에서 아오코가 행복하게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메모장에는 디저트 집들이 30개 이상 지역별로 정리가 되어 있었다. 나도 단 것을 좋아하지만, 아오코처럼 찾아다니는 편은 아닌데. 아오코의 리스트들을 빠르게 훝어보며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저 카페들을 전부 함께 들려 보는 것이 앞으로 목표다.

“뭐 먹을 거야?”

“딸기 파르페!”

“난 초코. 주문하고 올게.”

자리에서 일어나자 잘 다녀오라는 듯 손을 젓는 아오코. 주문을 빠르게 마치고 다시 의자에 앉자 탁자 위 꽃병을 오른손 검지로 문지르는 아오코가 보였다. 장미 두 송이가 목이 좁은 병에 나란히 놓여져 있었다.

장미를 보니 어렸을 때 아오코와의 첫만남이 기억났다. 시계탑 아래서 울던 아오코에게 주었던 장미. 그때는 어떻게 그런 부끄러운 행동을 아무 생각 없이 했을까. 지금 하라 하면 절대 못 할거야. 지금처럼. 턱을 괴고 장미를 멍하니 쳐다보던 찰나, 작은 웃음소리가 앞에서부터 귀를 흔들었다.

“장미만 보면 카이토가 생각난다니까?”

“왜?”

“맨날 장미를 가지고 다니잖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도 아오코에게 장미를 줬었지?”

“그걸 기억해?”

“당연하지! 그때 기분 좋았는걸!”

같은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구나.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맨날 장미를 가지고 다니다 주는 것이 아니라, 아오코를 만날 때 장미를 가지고 다녔던 것이긴 하지만. 누군가가 너에게 고백할 때 장미를 주면 좋겠어? 아오코에게 조금 더 적극적인 질문을 해 보려는 찰나, 아르바이트생이 파르페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 결국 아오코의 관심사는 다시 딸기 파르페로 돌아가 버리게 되었다. 긴 유리 글라스에 담긴 딸기와 생크림, 각종 데코들을 행복이 넘치는 눈으로 쳐다보는 아오코를 바라보다보니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단 것을 좋아해? 애네 애.”

“뭐? 단 것은 아오코보다도 카이토가 좋아하잖아!”

“헹, 나는 그래도 단 것 앞에서 그런 표정은 안 짓거든~.”

한창 실랑이를 벌이다가 괜스레 아오코의 반응이 궁금해졌다. 지금 장미를 준다면 어떤 반응일까. 아오코가 한입을 먹는 사이 항상 가지고 다니던 장미를 손에서 피워냈다. 반동으로 장미 꽃잎 2장이 흩날렸다. 그러자 마술에 잠시 놀란 듯 눈에 이채를 띄던 아오코는 이내 미간 사이를 확 좁혔다.

“장미 잎이 들어가 버렸잖아!”

“먹어도 안 죽을 거야, 괜찮아.”

결국 장미꽃을 입으로 작게 불어 떨어뜨리는 아오코를 보고 눈꼬리를 아래로 내렸다. 장미는 너무 익숙해졌으려나.

 

 

D-1.

아침 등굣길은 꽤 험난하다. 항상 잠이 부족한 나와 지각은 절대 하지 않으려는 아오코 사이의 묘한 신경전이 있기 마련. 그래서 아침때마다 조금은 더 격한 언성이 오갈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 날이었다.

어제도 결국 고백의 고자도 꺼내지 못했고, 그래서인지 더 불안하고 답답한 날이었다. 결국 도피하듯 미래를 상상하게 되었는데, 만약 진짜 사귀는 우리 둘은 무엇을 할지 떠올렸다. 그리고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여행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래서 등굣길에 이걸 주제로 말을 꺼내게 된 것이다.

“우리 졸업하면 어디 여행갈래?”

“여행? 카이토는 어디를 가고 싶어?”

“거기까진 아직 안 정했는데.”

“아오코는 여행 좋아! 케이코랑 아카코도, 하쿠바군도 데려가자!”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잠시만. 누구 누구를 데려간다고? 왜? 우리 둘만의 행복한 미래 여행에 그 놈들을 왜. 내 표정이 서서히 굳어가자, 그것을 눈치챈 아오코가 고개를 숙이며 물어보았다.

“왜그래, 카이토?”

“아니 아까 말한 놈들은 왜 데려가나 싶어서.”

“친구끼리 같이 가면 좋잖아~! 원래 여행은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거운 거랬어!”

아오코의 저 말이 진짜 진심인 것을 알아서 더 눈물이 난다. 순간 울컥하고 무언가가 달아 올랐다. 나는 항상 너와의 시간을 기대하는데, 넌 아닌 거야? 서운함의 감정이 생겼고 그것이 결국 참지 못하고 흘러넘쳐버렸다.

“그래 넌 그럼 그 재미있는 녀석들이랑 평생 놀아.”

“응? 왜 그래, 카이토?”

“나는 맨날 봐서 재미 없잖아. 그냥 재미있는 녀석들이 좋겠지.”

“말을 왜 그렇게 해?!”

괜스레 눈을 아래로 내리깔며 입을 꾹 닫았다. 한참을 침묵을 지키고 서 있던 아오코가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내 정강이를 세게 한번 찼다.

“바카이토! 됐어! 오늘 아오코한테 말 걸지 마!”

가방을 열심히 휘저으며 걸어가는 아오코를 바라보며 뒷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내가 또 실수했구나.

 

 

D-2.

아오코와의 냉전은 계속 되고 있었다. 사과를 하려 했지만 도통 타이밍이 맞지 않아 계속 할 수가 없었다. 결국 키드의 예고일인 오늘까지도 이 분위기를 해결하지 못해 싸늘함만이 서로의 간격을 채우고 있었다.

오늘도 불편한 학교생활을 끝내고 키드 일을 하러 현장으로 움직였다. 변장도구, 마술 키트 다 챙겼고. 이번 타겟은 사파이어 인어의 별. 다행히 오늘 범행에는 하쿠바가 어제부터 영국에 가 있어 못 올 예정이고, 명탐정도 란 누님과 영화가 예약되어 있어 못 올 예정. 생각보다 껄끄럽지만 쉬운 하루가 될 것 같았다.

 

“거기 서라, 키드!”

“그럼 다음에 또 보죠.”

연막탄을 터뜨리고 빠르게 이동한 후, 도시락통을 든 아오코로 변장했다. 그리고 경찰들 사이를 빠져 나가 건물 밖으로 이동했다. 유유히 움직이며 왼편의 쇼윈도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다.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준비한 변장. 의식하지 못하고도 충분히 똑같이 재현 가능했던 얼굴. 눈썹은 어떤지, 코는 얼마나 높은지, 쌍커플이 얼마나 깊은지, 손톱에 어떤 네일을 했는지, 입술이 얼마나 도톰한지, 옷장에 어떤 옷들이 있는지.

쇼윈도에 어스름히 비친 아오코의 모습을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았다. 나는, 너를. 이 모습의 너를. 이 모습이 아니더라도, 너 자체를.

더 이상 마법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내 안에서 감정이 너무 커져버린 것이 문제였다.

잠시 공허한 진공 상태에 빠진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다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오른편으로 지나간다. 주먹을 꽉 쥐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음을 느꼈다. 숨을 깊게 들이켰다. 아오코를 만나야만 했다. 뛰어가며 CCTV가 없는 공간에서 변장을 풀었다. 준비를 못 해 괴도키드처럼 화려하게 고백을 할 수는 없을지라도, 충동적이라도, 카이토로서는 마음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뛰어가는 와중 핸드폰을 켜 아오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오코, 지금 뭐해?”

“카이토?”

“늦었지만, 지금 시계탑으로 나와줄 수 있어?”

“밤 11시 반이야, 지금!”

시계를 바라보고 경악할 아오코를 상상하니 웃음이 절로 새 나왔다. 밤공기가 몸 안을 기분좋게 헤집는다. 사람이 없는 길거리의 무음이 마치 왈츠처럼 들려온다.

“지금 갈게.”

나는 오늘 너를 위한 서툰 지휘자가 되고자 한다.

 

내가 움직이기 시작한 곳보다 아오코의 집이 시계탑에서 더 가까웠기에, 결국 내가 아오코보다 늦게 도착했다. 아오코는 하늘색 후드티에 아이보리색 롱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공기를 몸 속에 가득 밀어넣고 아오코를 향해 다가갔다. 심장 소리가 마치 북소리처럼 들려온다. 귀 밑 맥박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아오코가 점점 커져갔다. 커져갈수록 체온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긴장상태의 마지막. 아오코의 앞에 섰다.

“이시간에 갑자기 왜?”

“그, 어제는 미안했어.”

“뭐가?”

“내가 그렇게 말한 거.”

“…….”

“하지만 내가 왜 그랬는지, 이것만은 말하고 싶었어.”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말을 멈췄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올 말들이, 다른 사람이라면 뻔뻔하게 할 수 있는 나올 말들이 아오코 앞에서는 어렵다. 일상 속 비일상이 바로 너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오코의 눈빛에는 여러 화음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처음 성공했던 마술보다도 더 떨리지만, 처음 무대 위에 올랐던 순간보다도 더 떨리지만. 파란 장미꽃을 손에서 피워냈다.

“아오코. 널 좋아해.”

처음처럼, 하지만 처음과는 달리.

아오코의 눈이 점점 크게 떠진다. 당황스럽겠지. 여기서 거절해도 괜찮다. 뭐가 되었든, 아오코의 의사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장미꽃은 이제 안 설렐 줄 알았는데.”

아오코가 잔잔한 미소를 만들어내며 손을 뻗어 장미를 가져갔다. 손끝의 온도가 교다. 가시를 안전하게 제거한 장미가 아오코의 손 위에 들렸다. 꽃잎은 흩날리지 않았다.

“항상 예뻐서 오늘도 설레나 봐.”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내리며 웃는 아오코를 바라보며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지금 어떻게 된 거지? 상황파악이 잘 되지 않는다. 머리가 파랗게 물드는 것만 같았다. 나의 표정을 지켜보던 아오코는 잠시 크게 웃더니, 내 손을 잡아 본인의 손을 포갰다. 귓가에 모든 노랫소리가 응축된 것만 같았다.

“좋다는 말이야, 카이토.”

시계탑에서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D-day.

고백 이후 서로 어색해진 상태로 집에 돌어가, 뻣뻣하게 인사를 하고, 기계처럼 움직여 침대에 누웠다

.

결론적으로 말하면, 비둘기가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찝찝한 것이 꽤 많다. 분명 12시가 조금 넘어 사귀자고 이야기를 끝마쳤는데 비둘기로 변하지 않았다. 처음 마음을 전달하고 그걸 받아준 것 자체가 고백으로 인정이 되는 건가. 그리고 애초에 고백의 성공 조건이 무엇인지도 애매하다. 사랑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지 않나. 그 고백을 기준짓고 판단하는 게 누구지?

아카코가 실은 다른 마법을 걸었는데 반쯤은 장난으로 고백이라 이야기 한 거고, 이미 며칠 전에 마법 해주를 끝마친 상황이었다면?

의문이 끊이질 않는다. 뭔가 속은 기분으로 머릿속이 가득했지만, 그것이 지금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튼 해피앤딩이면 족하니까. 무대가 무사히 끝났고, 세상은 쉼 없이 맥박을 뛰게 만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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